[국어사전이 왜곡한 역사13] 기황후를 둘러싼 인물들

박일환
박일환 · 시인, 저술가, 국어사전 탐방자.
2024/06/16
우리나라 여성들 중에 지금까지 가장 큰 권력을 가졌던 인물은 누굴까? 신라 때 왕위에 오른 세 명의 여성이 있고, 현대사에서도 박근혜 씨가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니 손에 꼽을 만하다. 하지만 그보다 큰 힘을 가진 이가 있었으니 기황후라 불리는 인물이다. 
   
¶기황후(奇皇后): 중국 원나라 순제의 황후(?~?). 고려인 기자오(奇子敖)의 딸로, 1333년에 고려인 내시의 도움으로 원실(元室)의 궁녀가 된 뒤, 1340년에 황후가 되어 30년 동안 권세를 부렸다. 고려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오빠인 기철 일파가 탐학과 횡포를 일삼는 데에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표준국어대사전)
MBC 드라마 캡처
몽골 민족이 세운 원나라는 역대 중국 왕조 중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할 만큼 세력이 대단했다. 그런 나라의 황후 자리에 오른 기황후는 단지 황제의 부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황제인 혜종 못지않은 권력을 행사했다. 기황후를 키워준 건 국어사전 풀이에 나오는 ‘고려인 내시’인데, 고용보(高龍普)라는 인물이다. 공녀로 왔던 기씨를 눈여겨보다가 궁녀로 추천한 다음 황제의 다과를 담당하도록 했다. 황제는 제위에 오르기 전 정쟁에 휘말려 고려의 대청도로 유배당한 일이 있어 고려 출신 여성에게 호감이 있었고, 궁녀 기씨를 보는 순간 영민하고 총명함에 반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기씨는 후궁이 되었고 아들까지 낳아 나중에는 제1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다. 기황후는 자신을 키워준 고용보에게 은혜를 베풀어 요직에 기용했고, 고용보는 그런 기황후를 배후로 삼아 권력을 휘둘렀다. 안하무인 격이 된 고용보의 횡포는 대단했고 고려로 들어와 충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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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등단하여 <귀를 접다> 등 몇 권의 시집을 냈으며, 에세이와 르포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국어사전을 볼 때마다 너무 많은 오류를 발견해서 그런 문제점을 비판한 책을 여러 권 썼다.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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