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들을 볼 때 기억해야 할 것 - 이기호, 『눈감지 마라』

이대로 · 소소한 일상을 담담히 적습니다.
2023/12/03
재미있는 제목의 연작 소설이다. 작가는 이기호.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등을 통해 짧은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별 볼 일 없는 지방대를 갓 졸업한 청년 둘이 펼치는 다채로운 알바 활극?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내용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동안 유쾌한 소설을 써 왔던 작가였기에 낄낄대며 웃을 수 있길 기대했다. 요즘 유행하는 짧은 소설이니 깊이는 좀 얕아도 괜찮거니 생각했다. 조금 읽어보니 위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짧은 분량에 비해 비교적 깊이도 깊었다. 내 예상이 틀렸다.
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458x0/pdt/480D221001810.jpg
   
정용과 진만은 변변치 않은 지방 대학을 갓 졸업했다. 이들은 출장 뷔페와 고속도로 휴게소, 편의점, 식당 등등 할 수 있는 각종 알바를 전전한다. 당연히 일은 쉽지 않다. 육체적으로 너무 고되고, 일을 잘 못 하는 다른 알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예민해진다. 받지 못한 임금을 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기도 한다. 천신만고 끝에 한 회사에 힘겹게 들어갔지만, 자신이 원치 않는 영업까지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고용주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였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고통은 더 분절된 형태로 오는 것 같았다. 고통도 시급으로 왔다. (214쪽)
   
이 시대 많은 젊은이가 겪는 어려움을 쭉 훑어보는 듯 하다. ‘내가 저 나이 때도 저렇게 힘들었을까?’며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 정용과 진만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녹록치 않은 삶에서 소소한 나의 이야기를 적어 나갔습니다. 그 속에서 조금씩 삶에 힘이 생기는 신기한 경험들이 생겼습니다. 부족한 나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대로 문방구를 하고 싶었다>. 이곳 얼룩소에서 다시금 글을 쓰고 싶습니다.
9
팔로워 33
팔로잉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