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리바운드' 슬픈 결말이 의미하는 것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3/04/28
※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농구와 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 '드림'과 '리바운드' 포스터
[PD저널=홍수정 영화평론가] 극장가에 '스포츠 영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선선하다. 신년 벽두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스타트를 끊더니, 기세를 이어받아 한국 영화 두 편이 극장가를 차지했다. 이달 개봉한 <드림>과 <리바운드> 얘기다.

그런데 나란히 걸린 두 편의 작품 앞에서, 웃음과 감동을 적당히 노린 듯한 영화들 앞에서, 나는 오히려 우리 시대의 어떤 아픔을 감지한다.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어지는 내용에는 <드림>, <리바운드> 그리고 <록키>(1977)에 대한 스포일링이 있다.

비록 <드림>은 축구, <리바운드>는 농구에 대한 영화지만 두 작품은 꽤 닮았다. 뼈대가 비슷하다. 일단 실력만 보면 어딘가 모자란 이들이 모여 팀을 이룬다. 언더독. 이곳에 새 코치가 오는데, 사회에서 별로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다. 그는 사명감이 아니라 단순한 우연으로 여기 합류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싸우고 화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의 의미를 알아간다. 

경기에 나서지만 상대와의 실력 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실력이 아니라 진심, 뜨거움, 땀, 피, '내일이 없음'을 무기 삼아 싸운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다친다. 훼손된 신체. 이것은 선수들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비극성을 고취하고, 그들이 예상보다 좋은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이유를 관객에게 설득하기 위한 제물이다. 그러나 끝내 패배한다. 하지만 의미 있는 패배다. 패배보다 큰 성장을 이뤘으므로. 스포츠 영화의 전설, <록키>(1977)에서부터 반복되어 온 유구한 실패의 역사. 그들은 경기에서 패배하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승리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다를 게 없다. 스포츠 영화에서 흔히 반복되는 공식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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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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