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만난 바다소(팩션 제1화)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3/11/16
다리를 밀었다. 제모를 한 날이었다. 솜털이 없는 날은 왼다리를 오른다리에 올려 다리를 꼬기에 좀 더 빨랐다. 공기의 저항을 줄였다. 들어갔다.
I am 인어.
정식으로는 "I am a mermaid." 해야 하지만  퍼퍼구 2.0이 약식으로 번역해줬다. 퍼퍼구 1.0은 '2 x 3 = 6' 식으로  "I am a mermaid." 라고 정확하게 말했다.  퍼퍼구 2.0은 퍼퍼구 1.0을 넘어 "I am 인어."로  '2 x x = 4x' 방식이었다. 상대방이 바로 알아듣고 화답했다.
I am 바다소.
상대방도 퍼퍼구 2.0을 써먹었다. 퍼퍼구 1.0 구식은  "I am a manatee."이고 퍼퍼구 2.0 신식은 "I am 바다소."였다. 다섯 자 영 단어는 안 되는 버그가 있었다. "I am 생쥐."는 버그로 허락하지 않았다.  퍼퍼구 1.0이든 퍼퍼구 2.0이든 "I am a mouse."다. 퍼퍼구 버그로 통했다. 뉴욕타임스 발 워들 버그라고도 하는데 지어낸 게 틀림없다. 생쥐 변신은 거부했다.

안데르센 고장 'I am 인어'다.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 손자가 동상을 세워 코펜하겐 시에 기증했다. 인어 공주 배역을 맡았던 발레리나가 얼굴 빼고는 옷을 벗는 누드  모델을 마다했다. 조각가 아내가 예술을 위해 옷을 벗어 헤어 스타일과 얼굴은 발레리나 것에 몸매는 아내를 누드로 조각했다. 인어 공주 동상의 누드는 발레 연습으로 다진 발레리나 몸매가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V1qLYukTH8

팬들은 예술가 아내의 누드를 대했는데 1913년 당시 발레를 하지 않는 30대 초반 일반 여성은 어떠한 쇄골인지 알 수 있는 근대 생활 미시사 자료다. 얼굴 아래는 19살에 결혼하고 결혼 13년 차에 아이를 최대  다섯은 낳고 젖을 먹이고 키워 상체가 발달한 다둥이 엄마로 30대 가정주부의 벗은 몸을 본다. 조각가는 아내의 몸매가 쓸 만했는지 몇 작품 누드 모델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u1oXM3UTTg

바다소를 찾아서 플로리다로 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jcp7Mo8LkLU
플로리다 고장 'I am 바다소'다. 바다소는 바다풀을 뜯어먹는 순둥이다.

인어가 바다소를 만나 바다소 종아리에 매를 댔다. 왜 늦게 들어왔는지 고하라고 하다가 물고 변을 냈다. 바다소는 약속 시간보다 5분 늦게 들어오는 버릇이 있었다. 바다소가 오바마를 좋아했다. 바다소는 오바마 버릇까지 오마주했다. 하버드 출신 오바마에 점수를 더 줬다. 하바드대학교는 시카고보다 물가가 비싼 보스턴에 있고 물가가 더 싼 시카고에도 미국 동부 아이비 리그는 아니지만 국제급 명문 MIT 대학교가 있고 언어학 석학 촘스키가 강단에 있다.

 
바다소는 촘스키가 하버드 대가 아니고 MIT 대에 있는 것을 아쉬워하다가 AI가 사람 뇌를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촘스키 이야기에 촘스키가 마음에 들었다. 인어는 고어古語 암벽 등반가였다. 고어의 에베레스트 산은 석기 시대에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암벽의 크랙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크랙이 없다고 생각하는 눈에 크랙은 제 모습을 감추고 숨었다.

인어는 매눈을 하고 매를 들었다. 나무라고는 벽오동나무인지 나무가 있는 마당으로 내쳤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바람이 잦아진 마당에 눈이 쌓이고 있었다. 마당에서 얼마나 숨이 붙어 있었는지 생존 시간은 눈물이 말해줬다. 눈물이 눈물인가, 눈물인가. 풍년가를 부르는 가을이 되어서야 진실이 드러났다. 눈이 많이 오는 해는 풍년이 들었다. 산골짜기 쌓인 눈은 녹아서 시냇물을 타고  냇물로 흘러 바다로 갔다. 마당에서 얼어 죽은 바다소 주검의 부릅뜬 눈에 쌓인 눈이 녹아 고인 눈물은 말이 안 되었다. 횡보 염상섭 수준의 거짓말이다.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수술대 위에서 김이 나더라는 이야기는 과학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거짓말이다. 풍년제를 축하하는 잔치가 벌어지고 술잔이 돌면서 눈이 많이 오더니 역시 풍년이 들어 옛말이 그르지 않다고 일꾼들은 입을 모았다. 마당에 쌓였던 눈으로 화제가 번지고 주검이 언제 죽었는지 말이 나왔다. 일어나라고 발로 차 본 사람이 있었다. 발끝으로 돌부리를 차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주검의 체온이 식고 근육 경직이 나타나고 있었다. 사후 경직은 4시간 만에 일어날 수 있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주인공 히스클리프가 밥 먹기를 거절하고 굶어 죽었다.
He was dead and stark.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34장.
주인공의 사후 경직을 한마디로 나타냈다. 소설 속 화자 넬리의 입을 빌어서 말했다. 
인어는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에밀리 브론테, 김정아 역. 문학동네)를 읽곤 했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로 원문도 함께 보았다. 역자가 번역한 티티새는 원문은 댕기머리물떼새(lapwing)다. 역자는 창작자가 아닌데도 내용을 마음대로 손 보았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역자 마음이라고 하고 편집부는 '역자 선생님께서'  존칭을 써가며 깍듯이 모신다. 댕기머리물떼새는 동물계 헤어스타일 베스트이다.


인어가 마당에 바다소를 내놓기 전에 숨을 거두었음을 말해준다. 인어는 마당에 나가서 얼어 죽었다고 주장했다. 인어 변호인의 전언에 의사가 시신의 심정지를 판정하고 판사는 동사로 판단했다. 사망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인어는 강단에서 국문법을 강의했다.
매눈을 하고 매를 들었다. 
매눈은 hawk-eyed다. 날카롭기가 매눈과 같다. '매:눈'이라고 길게 발음한다. 매(whip)는 발음이 짧다.
매:눈을 하고 매를 들었다.
구글 번역은 창공의 매를 매잡이(응사)처럼 불러들이듯 손으로 들어 올렸다고 옮겼다. 
인어는 매눈을 하고 매를 들었다. 
The mermaid opened her eyes and raised her hawk.
Google 역.
파파고 역은 매를 바라보아 눈동자에 비친 매를 생각나게 한다. 
인어는 매눈을 하고 매를 들었다.  
The mermaid looked at the hawk and raised the hawk.
파파고 역.
촘스키 말이 맞다.  구글 번역과 파파고 역만 보아도 사람을 못 따라온다.

나무라고는 벽오동나무인지 나무가 있는 마당으로 내쳤다.
나무라고는, 즉 야단을 치고는 마당으로 쫓아낸 것을 '나무'에 끌려서 '나무'로 번역했다.
구글 번역과 파파고 역, 어느 쪽이든 문맥을 파악하지 못 했다.
촘스키 말에 표를 던진다. AI가 사람을 못 따라잡기는 제논의 역설이 아니다. 영어로는 제노의 역설이라고도 한다. 플라톤을 플라토라고 하는 식이다.
I am Platon. 고전 희랍어 인명 식이다.
I am Plato. 현대 영어 식이다.
퍼퍼구 2.0에 플라톤 현대 영어 식은 5자 워들 버그 때문에 "I am 철학자."가 안 되어 아쉬웠다. 
I am Zenon. 고전 희랍어 인명 식이다.
I am Zeno. 현대 영어 인명 식이다.
퍼퍼구 2.0은 고전 희랍어 식은 5자 워들 버그 때문에 "I am 엉터리."가 안 되어 다행이었다.

눈물이 눈물인가, 눈물인가? 풍년가를 부르는 가을이 되어서야 진실이 드러났다.
주검의 눈에 고인 눈물이 몸에서 나온 뜨거운 눈물인지 함박눈이 몸에 닿아 녹아 미지근한 눈물이라면 눈:물이라고 했다.
눈(eye)에 눈:(snow)이 들어가니 눈물인가, 눈:물인가?
눈물이 눈물인가, 눈물인가?
Are the tears tears, are they tears?
구글 번역.
외제 구글 번역 말고 국산 파파고 역은 좀 다를까.
Are tears tears or tears?
파파고 역.
구글 역은 말장난 같고 파파고 역은 말장난도 안 된다. 구글 번역이 세련된 것 같아도 문맥 파악을 못한 것은 파파고와 오십 보 백 보로 시원찮기는 마찬가지로 양쪽 다 미달이다. MIT대 촘스키 헛기침이 들리는 듯하다.

밤 12시가 된다. 나왔다.
밤 12시에 뉴욕타임스 워들이 새로 뜬다. 출제자만 정답을 안다. 스포일러는 허락하지 않는다. 전세계 워들러들 압력이 어마무시하다. 워들 팬이 오천만이다. 스포일러 장난 금지다. 워들 엠바고를 지키는 것은 세계 워들러의 룰이다.
MANIA(마니아)가 답이었다. 
뉴욕타임스 워들 BOT은 SLATE로 시작한다. 노련미가 돋보인다. 6회 안에 정답을 추측(GUESS)하면 PASS다. 절대 평가다. 6회 안에 맞출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 요령이다.
인어는 워들 BOT처럼  SLATE로 1/6을 시작했다. 정답 MANIA(마니아)와 SLATE를 대조해보면 A만 걸렸다. A 위치를 알아야 한다. 2/6에 MADAM을 쳤다. MA로 시작하고 A가 또 있다.  A가 마지막에 온다. MA**A 단어다. 다른 글자가 있는지 궁금하다. FIRNS를 두드린다. 단어 뜻을 알든 모르든 입력해본다. 없는 단어를 입력하면 다음 스텝으로 안 넘어간다. I, N이 있다고 알려준다. MA**A에서 단어는 MAINA 아니면 MANIA다. 정답은 MANIA다.
몇 분 걸려 워들 퍼즐을 풀고 당근으로 들어간다. 당근과 매(carrots and sticks)의 당근도 아니고 '당직 근무'도 아닌  '당신 근처' 약어 '당근' 플랫폼이다. 당근 마켓을 훑고 내려갔다.
생각은 진실 가에서 맴돌았다.

풍년가를 부르는 가을에 드러난 진실은 마당의 주검에 사후 경직으로 눈물이 생길 수 없었다. 사망은 마당에 내놓기 전에 일어났다. 재수사에 들어갔다. 인어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반드시 안 가도 되었다. 두세 번 부르면 참고인 진술이 범죄 해결의 열쇠가 되거나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의심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매도 먼저 맞는 매가 낫다고 했다. 한 번 부를 때 이튿날이 토요일이었다. 경찰서 강력계를 찾았다. 문 따고 드나들기 어렵게 철문 안에 강력계가 있었다. 무술 유단자 형사 1이 입구 이층에서 내려다보고 이중 철문을 여는 벨을 눌렀다. 토요일 낮이라는 것이 티가 낫다. 당직 형사 두 사람만 있었다. 미네르바 부엉이처럼 밤에 강력계 문 안으로 잡범들이 끌려 들어올 것이다. 형사 2를 찾았다.
2: (한 번 부르면) 안 와도 되는데 오셨습니다. (경험상) 진술서가 필요도 없는 사건인데 검사가 받아두라고 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오셨으니 간단히 진술서를 꾸미지요. 
주거지가 어딘지 물었다.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될 것을 '사는 곳'을 꼭 '주거지'라고 표현했다. 진술서 문답 양식 용어가 그런지 말버릇인지 모르겠다. 한 시간 걸려 진술서 작성이 끝났다. 2는 인어에게 진술서를 읽어보고 서명란에 서명하라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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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년 전 구대륙 인류의 신대륙 확산 이후 단절된 언어 비교로 석기 시대의 언어를 발굴한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중 티티카카 호반의 언어와 아시아 언어를 비교한다. 각 언어 전문가 논저와 DB를 이용해 신뢰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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