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은 약한 개체"이며, 종종 아프기도 합니다만...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2/12/09
어딘가 늘 아파서 골골거리며, 찌뿌둥한 몸으로 살아갑니다. 큰병은 없는데, 종종 아픕니다.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 걱정이 많아서 아픈 것 같기도 합니다. 자주 아프니 몸을 사리는 편입니다. 일단 방어하고 봅니다.



소화기검사실 앞에서

대학병원 검사실 앞 대기실은 어수선합니다. ⓒ청자몽

어제, 대학병원 소화기검사실 앞 대기실에 있었습니다. 보호자 자격으로요. 10월에 건강검진 받았던 언니가, 2개월만에 수면내시경으로 다시 검사를 받게 됐거든요. 대학병원에서는 수면내시경 검사할 때 반드시 보호자가 와야 한답니다. 저보다 2살 많은 언니는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이럴 때 난감할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부모님이 와주시면 되는데, 이젠 저희가 보호자가 되어드려야하는 중년의 나이입니다.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처지가 됐어요. 지난번에 못 가준게 미안해서, 이번엔 제가 갔습니다. 딸아이는 덕분에 아빠와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빠가 하원할 때 온다고 이미 며칠전부터 소문을 냈다더군요.


언니가 수면실에 들어갔습니다. 2시간쯤 걸릴꺼라는 말을 간호사님께 들었습니다. 대학병원 대기실은 어수선했어요. 가져간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앞에 TV는 시끄럽습니다. 스포츠에 관심없는데, 축구 끝나고 배구가 나옵니다. 옆에 다른 보호자들이 조용하면 좋은데, 한무리가 와서 시끄럽습니다. 북쪽 사람들인지, 교포인지 '고조' '고조' 말 중간에 추임새가 귀에 콕콕 와박힙니다. 다 포기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싸늘한데 답답합니다. 역시 병원공기입니다.


1시간쯤 지나고 간호사님이 언니 이름의 보호자를 부릅니다. 용종제거는 하지 않았는데, 언니가 회복될 때까지 더 있으라구요. 환자한테 옷을 덮어주고 가랍니다. 네? 그럼 저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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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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