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이창
이창 · 쓰고 싶은 걸 씁니다.
2022/11/18


  습관처럼 미안하다는 사람들에게 나는 멋쩍은 표정을 할 뿐, 그 앞에서 어떤 반응을 해야 하는지 영 어색하기만 하다. 그들의 미안함은 무조건적인 사랑의 깊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의 작은 방이 영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방 앞을 지날 때마다 “이사 한번 가야 하는데...”라고 중얼거리시는 걸 보면 말이다. 정작 난 이 방이 아쉬울 것 없이 마음에 드는데도 부모라는 존재는 참 그렇다. 자식에게 미안한 일이 어찌나 많은지 삼시 세끼 밥을 먹이고 누워 잘 공간과 쉴 곳까지 마련해주고도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이 입에 붙어, 자식인 입장에서 다 갚아내지 못할 사랑에 결국 ‘부모’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짓게 한다. 헌신적인 미안함엔 얼른 화두를 돌려야 한다. 괜히 그런 대화를 끌고 가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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