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의 詩食會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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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해안 
 

황인찬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어릴 적 보았던 새하얀 눈밭
 
살면서 가장 슬펐던 때는 아끼던 개가 떠나기 전 서로의 눈이 잠시 마주치던 순간
 
지루한 장마철, 장화를 처음 신고 웅덩이에 마음껏 발을 내딛던 날, 그때의 안심되는 
흥분감이나
 
가족들과 함께 아무것도 아닌 농담에 서로 한참을 웃던 날을 무심코 떠올릴 때 혼자 짓는 미소 같은 것들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런 것들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평범한 주말의 오후
거실 한구석에는 아끼던 개가 엎드려 자기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얘가 왜 여기 있어 그럼 지금까지 다 꿈이야?
 
그렇게 물었을 때,
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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