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모기와도 공존하는 세상

bookmaniac
bookmaniac · 장르소설 마니아
2022/05/02
모기 좋아하세요? 바야흐로 모기의 계절입니다. 아니라구요? 즤 집엔 '이미'입니다. 3월에 이미 모기를 잡기 시작했고, 4월엔 하룻밤에 3마리도 잡은 날이 있고, 드디어 지난 주엔 모기향을 꺼냈습니다.



증문 [憎蚊]

맹호가 울밑에서 으르렁대도
나는 코골며 잠잘 수 있고
긴 뱀이 처마 끝에 걸려있어도
누워서 꿈틀대는 꼴 볼 수 있지만

모기 한 마리 왱하고 귓가에 들려오면 
기가 질려 속이 타고 간담이 서늘하구나
부리 박아 피를 빨면 그것으로 족해야지 
어이하여 뼈에까지 독기를 불어넣느냐 

삼베 이불 덮어쓰고 이마만 내놓으면
어느새 울퉁불퉁 혹이 돋아 부처 머리처럼 돼버리네 
제 뺨을 제가 쳐도 헛치기 일쑤이며 
넓적다리 급히 만져도 그는 이미 가고 없어 
싸워봐야 소용 없고 잠만 공연히 못 자기에 
여름밤이 지루하기 일 년과 맞먹는다네 

몸통도 그리 작고 종자도 천한 네가
어찌해서 사람만 보면 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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