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모기와도 공존하는 세상
증문 [憎蚊]
나는 코골며 잠잘 수 있고
긴 뱀이 처마 끝에 걸려있어도
누워서 꿈틀대는 꼴 볼 수 있지만
기가 질려 속이 타고 간담이 서늘하구나
부리 박아 피를 빨면 그것으로 족해야지
어이하여 뼈에까지 독기를 불어넣느냐
어느새 울퉁불퉁 혹이 돋아 부처 머리처럼 돼버리네
제 뺨을 제가 쳐도 헛치기 일쑤이며
넓적다리 급히 만져도 그는 이미 가고 없어
싸워봐야 소용 없고 잠만 공연히 못 자기에
여름밤이 지루하기 일 년과 맞먹는다네
어찌해서 사람만 보면 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