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껌이지(Come easy) 6편 : 책을 읽는 것은 선택이 아니고 본능이다

조각집
조각집 · 밝고 긍정적이지 않아도 괜찮은 삶.
2022/05/23
일일 독서 권장량? 모르겠고, 나에겐 독서의 필요성이 없었다.

저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사람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중학생 시절, 상위 30%를 기웃거리는 성적에 인문계열 고등학교를 진학했다간 이도 저도 안되겠다는 생각에 심사숙고의 단계도 없이 무작정, 평소엔 전혀 관심에도 없었던 컴퓨터 기계 관련 학과의 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당연히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업에 대한 압박은 전혀 없었고요, 그로 인한 고등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들이 유일하게 제게 남은 것들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학교, 아니, 대학 또한 2년제 보건 전문대학에 진학하여 동네 작은 병원에 조기 취업을 하게 됩니다.

일찍 취업을 하고 돈을 벌다 보니 학창 시절 스펙을 쌓기 위해 그렇게 치열하지 않더라도 제법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이미 독서의 필요성은 저에게 단 1도 없었습니다. 재수, 삼수 끝에 결국 대학 진학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 지방대라도 4년제를 졸업했지만 나보다 3년은 넘게 연차 차이가 나는 신입 직원, 여전히 취업은 하지 못한 채 공무원 준비만 5년이 넘은 사람들을 보며 어차피 공부도 재능인데 할 사람이 하고, 대기업은 취업할 사람이 하고, 나 같은 사람들은 월 200만 원이나 근근이 벌며 여기에 맞춰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게으르고 무서운 합리화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지금으로부터 그리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시청각 자료의 바닷속 사색을 멈춘 자들의 우울과 가스라이팅

그에 더해 유튜브와 각종 OTT 플랫폼의 증가는 저를 독서와의 거리 두기를 유지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요소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700쪽이 넘는 책도 20분이면 뚝딱 이해할 수 있는 요약본 영상을 보면 마치 그 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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