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링 무비 7 : 고속도로 휴게소를 전전하는 가족, 행복이란 무엇일까?
2023/01/19
넘버링 무비는 영화 작품을 단순히 별점이나 평점으로 평가하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넘버링 번호 순서대로 제시된 요소들을 통해 영화를 조금 더 깊이, 다양한 시각에서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넘버링 무비 7] 영화 <고속도로 가족>
고속도로 휴게소를 전전하는 가족, 행복이란 무엇일까?
01.
“2만원만 빌려주시면 집에 가서 금방 계좌로 보내드릴게요.”
허름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차려 입은 한 남자가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서 방문객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 갑작스럽게 지갑을 잃어버려서, 차에 기름을 넣을 수가 없어서 집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그의 말. 부탁을 받고 난감해 하던 방문객 앞으로 이번에는 한 여자와 두 아이가 슬그머니 나타난다. 남자의 아내와 자식처럼 보인다. 거짓말 같기도 하지만 큰 돈도 아니고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방문객은 2만원을 건넨다.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며 꼭 갚겠다는 남자, 그리고 가족이다. 잠시 후 네 가족은 휴게소 가장자리 벤치에 앉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는다. 방문객에게 받은 2만원으로 겨우 해결할 수 있었던 오늘의 첫 끼다.
기우(정일우 분)와 그의 가족은 고속도로 휴게소 인근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낮에는 돈을 구걸하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가족.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속 편한 소리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아침마다 휴게소 직원이 와서 텐트를 철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아이들을 씻기는 화장실에서는 눈치를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아내 지숙(김슬기 분)은 임신까지 한 상태다. 가족의 상황은 어느 날 영선(라미란 분)이 등장하면서 바뀌게 된다. 이미 가족들로부터 사기를 당한 바 있던 그녀가 이들 가족을 경찰에 신고하면서부터다. 다른 사기 전력이 있던 기우는 바로 그 자리에서 구속이 되고, 남은 가족들은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은 여행처럼 여러 휴게소를 전전...
[이력]
영화 칼럼 <넘버링 무비> 정기 연재
부산국제영화제 Press 참가 ('17, '18, '19, 22')
19'-20' 청주방송 CJB '11시엔 OST' 고정게스트 (매주 목요일, 감독 인사이드)
한겨레 교육, 창원 시청 등 영화 관련 강의 및 클래스 운영.
거리에 벤치가 사라진 이유가 홈리스를 부정하기 위해서라고 누군가 말했었죠. 점점 가난한 자들은 멀고 먼 곳으로 보내야 하는 사회군요. 머나먼 나라인 저승까지....슬플 때는 억지로라도 세번 웃으라고 하더군요.
거리에 벤치가 사라진 이유가 홈리스를 부정하기 위해서라고 누군가 말했었죠. 점점 가난한 자들은 멀고 먼 곳으로 보내야 하는 사회군요. 머나먼 나라인 저승까지....슬플 때는 억지로라도 세번 웃으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