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와 『달나라 탐험』은 한중일에 각각 어떻게 번역됐나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8/31
쥘 베른, 『달나라 탐험』 프랑스판 내지 삽화

『월세계여행』의 발견과  동아시아적 근대의 연쇄와 굴절 – 거듭된 중역과 축역의 문제 
   
쥘 베른 원작의 『월세계여행(月世界旅行)』(博問書館, 1924)은 그간 한국에서 네 번째로 소개된 서양 과학소설로 알려져 있었다. 남북전쟁 종결 후 미국의 대포 마니아들이 모여 달 탐험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내용이다. 전 세계의 방방곡곡과 땅 속, 바다 속을 탐험하는 내용의 소설을 써온 쥘 베른이 지구 밖 공간으로까지 시선(視線)을 돌리고, 동선(動線)을 확장해 본격적으로 우주를 탐험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 1865~9년 사이 창작 발표된 이 소설이 우리에게 번역 소개된 것은 1924년에 이르러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지금까지 실물이 발견되지 않아 그 실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실체를 확인할 수 없으니 자세한 내용이나 의미를 밝히기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1924년 박문서관에서 번역 출판된 『월세계여행』이 최근 발굴됐다.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오던 책의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태악 번역본 『월세계여행』 발굴로 쥘 베른 번역 연구의 가능성이 열렸다. 출처-본인 소장 사진
   
신태악의 『월세계여행』은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와 『달나라 탐험』 두 편의 소설을 전편(前篇)과 후편(後篇)으로 구분해 한 데 묶어 합역(合譯)했다. 이것 역시 자료의 발굴과 함께 새로 밝혀진 사실이다. 실물을 확인하기 전까지 『월세계여행』은 제목의 유사성만으로 『달나라 탐험』을 번역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런데 발굴된 자료를 통해 쥘 베른 원작소설 두 권을 한데 묶어 한 책으로 번역해 놓은 사실이 드러났다. 

쥘 베른의 원작 『지구에서 달까지』는 총 28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신태악은 이것을 『월세계여행』에서 전편(前篇) 『月世界로』...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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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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