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최재영 · 정치의 한복판에서 철학하기
2023/04/27
세줄요약
1.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다이몬은 '사이'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2. 플라톤은 『향연』에서 다이몬을 이용해 '사이' 영역을 보여주었다.
3.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에 이르는 행위의 단초를 '사이'에서 찾았다.

들어가기
데몬의 개념과 정치적 함의까지 연결지은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이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시는 듯해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고대 그리스의 다이몬(δαίμων)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자 글 적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헤시오도스는 다이몬을 인간의 수호자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나 다이몬은 '신'과는 다소 다른 존재입니다. 신에게는 테오스(θεός)라는 단어가 따로 있었거든요. 다이몬은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묘한 존재입니다. 다이몬을 그렇게 보는 그런 경향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까지 이어지는 듯합니다.

플라톤의 다이몬
플라톤의 『향연』에서는 다이몬이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디오티마라는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인데요.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디오티마에게 호되게 당합니다. 바로 이분법적 시각 때문입니다.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냐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디오티마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물어봅니다.

"무슨 뜻인가요, 디오티마?" 내가 말했네. "그렇다면 에로스(사랑)가 추하고 나쁘다는 것인가요?"

이런 시각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것? 그럼 추한 것이지. 세상을 둘(δυάς)로 나누는 것(διχάζειν)이 정의(δίκη)입니다. 이런 설명은 헤시오도스에게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초에 카오스(Χάος)가 있었는데, 가이아(Γαία)가 나고 나서야 사랑이 나타납니다. 땅이 있어야 공간이 하늘로 나뉜다는 점이 바로 이 신화가 시사하는 바입니다. 특히, 존재는 이분법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모든 존재는 있는 것입니다. 있으면서도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이 당연한 시각을 디오티마는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무슨 소리세요?" 그녀가 대답했네. "무엇이든 아름답지 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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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제는 의회에서 밥벌이하며 공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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