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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china21 · 사마천 ‘史记’ 연구자
2023/12/27
글쓴이가 몸 담고 있는 한국사마천학회 회원분들이 2023년 올 한 해를 대변하는 고사성어를 추천했다. 이 중 아홉 개를 선정하여 그 내용과 의미를 덧붙여 보았다. 몇 차례 걸쳐 이를 소개한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구맹주산(狗猛酒酸)’
‘구맹주산’은 술집 문 앞의 개가 사납게 짖으면 손님이 끊겨 맛나게 담아 놓은 술이 팔리지 않아 시어버린다는 고사성어다. 관련하여 《안자춘추(晏子春秋)》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주군 경공(景公)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가장 큰 근심거리가 무엇이냐고 묻자 재상 안영(晏嬰)은 ‘사당의 쥐새끼’ ‘사서(社鼠)’라고 답했다. 경공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나라의 사당이라 불을 지르거나 물을 부어 사당에 사는 쥐새끼를 잡을 수 없듯이 나라에도 그런 쥐새끼 같은 자들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안으로는 임금으로 하여금 선악을 구별 못하게 가로막으며, 밖으로는 그 권세를 팔아 백성의 짐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죽이지 않으면 혼란이 일어날 것 같고, 죽이자니 임금에게 기대어 마치 임금 뱃속에 있는 경우와 같습니다.”

그러면서 안영은 송나라의 한 술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술집은 좋은 술을 빚고 눈에 띄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술이 팔리지 않았다. 이웃에게 그 까닭을 묻자 이웃은 당신 집에 ‘맹구(猛狗)’, 즉 ‘사나운 개’가 있어 사람들을 무니 사람들이 오길 꺼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영은 이렇게 말했다.

“나라에도 그런 맹구, 사나운 개가 있습니다. 권력을 쥔 자들이죠. 능력과 기술을 가진 인재가 만승의 임금을 명석하게 가르쳐 주고 싶어도 이런 자들이 이들을 물어 버립니다. 이렇듯 좌우 신하는 사당의 쥐새끼 같고, 권력은 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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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공부를 통해 중국 역사 문화와 중국 중국인을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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