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도 버려도 끝이없네

똑순이
똑순이 · 익어가고 있는 중년 입니다.
2023/12/16
내가 버릴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가지고 있었나.

우리 집은 1동 1라인 제일 꼭대기 층이다.
쓰레기를 버리는 곳은 10동 옆에 있다. 그러니 끝에서 끝을 진눈깨비를 맞으며 쓰레기를 가지고 12번도 더 왔다 갔다 했다.

여름이면 시원함을 주던 대나무 돗자리를 몇 년 동안 세워 두기만 해서 어깨에 메고 가서 버리고, 안 입은 옷은 파란색 큰 비닐에 담아 돌돌이로 끌고 가서 버리고, 50L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도 버리고, 안 쓰고 있는 밥상도 버리고, 등등

왜 팔이 두 개인지, 네 개 정도 됐다면 쓰레기를 버리러 다니는 횟수가 조금 줄어들었을 텐데.
버려도 버려도 또 버릴 것이 많다.

혼자서 열심히 오전 내내 일하다 점심시간에 맞춰 남편 병실에 가서 밥을 챙겨주었다.
 피곤하면 입맛도 떨어지는가 김치 한 가지에 밥 한 공기 뚝딱하던 내가 밥이 먹기 싫었다.

일을 성질대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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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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