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두번째 장례식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3/05/01
36년 된 친정아버지의 산소를 파묘, 화장, 납골당으로 옮겨드리기까지의 과정. 두번째 이야기 :



02.
1987년부터 2003년까지
: 중학교때부터 결혼하기 전까지의 이야기
요즘 길가 화단에는 이름 몰랐던, 예쁜 꽃이 많이 피어있다. 이 예쁜 꽃은 검색을 해보니 '지면패랭이꽃'이라고 했다. ⓒ청자몽

아버지 고향은 해남, 땅끝 마을이다.
2023년에 서울에서 내려가려고 해도, 크게 한번 숨을 들이쉬고 운전을 해서 가거나, 버스 또는 기차로 주변 큰 도시(목포나 광주)를 가서 다시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중학교 때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산소에 몇번 못 갔다. 그래서 죄송하다. 친정어머니도 가보지 못해 미안해 하셨다. 대신 제사 때나 명절에 음식을 많이 장만하셔서 아빠의 동생들과 가족들을 정성스럽게 대접하셨다. 사촌들 결혼식에 돈을 많이 보내시고, 폐물이나 값진 물건들을 사주셨다. 큰아버지 환갑 등 행사때도 아낌없이 큰 돈을 보내셨다. 

큰집과 아버지 형제들은 나름대로 사연이 있을 것이고, 우리집도 우리집 나름에 사연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03.
2003년 결혼 후
: 남편 고향은 목포

남편의 고향은 목포다. 결혼하고 시댁인 목포에 인사를 갔다. 남편 말이 목포에서 1시간반 정도 차로 가면 해남이라고 했다. 가는 김에 장인어른 산소도 들러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목포 갈 일이 있으면, 아버지 산소에도 갔다. 산소 때문에 일부러 가주는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04.
2004년부터 2012년까지
: 중간에 한번밖에 못 가봤다.

우리 부부는 2004년에 다른 나라에 가서, 2012년까지 7년반 정도 살았다. 중간에 비자 갱신하러 들어왔을 때, 아버지 산소에 갔다.

이 기간에 친정어머니는 간암으로 2번 치료를 받으셨고, 큰아버지도 쓰러지셨다가 일어나셔서 한쪽 몸을 잘 못 쓰시게 됐다고 한다. 말도 어눌하게 하시기 시작했단다. 큰어머니도 간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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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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