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작은 것들을 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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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er0416 · 문학을 좋아하는
2023/10/23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9080475
  • 서명: 애쓰지 않아도 (2022)
  • 저자: 최은영

  <애쓰지 않아도>는 <내게 무해한 사람>의 저자 최은영이 2022년 낸 소설집이다. 열세 편의 짤막한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이 책은 bookmaniac 님이 언급하셔서 읽을 수 있었다. 댓글로든 이어쓰는 글이든 책 추천은 언제나 좋다. 최은영 작가의 문체는 보드라우면서도 날카롭다. 섬세하면서도 예리하다. 그 민감하면서도 따뜻한 필체가 맘에 와 닿는다. 

 솔직함도 마음이 강한 사람이 지닐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아. 
  이것은 단편 <숲의 끝>에서 '나'가 핀란드에서 만난 '지호'에게 전하는 말이다. 상처 받을 걸 각오하고서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 솔직함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강한 사람이다.

  <데비 챙>에서 '나'는 이탈리아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데비라는 사람과 동행하게 된다. 데비 역시 충동적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온 영화 리뷰 블로거이자 기계 공학 전공자이다. 후에 힘든 직장 생활을 견디며 '나'는 생각한다.

  데비와의 이탈리아 여행을 떠올리면 늘 양가감정이 들었다. 그 하늘이며 바다며 골목이며 노을이며 널어놓은 빨래마저도 아름답게 보이던 그곳에서 차가운 마음이 녹아내리던 순간이 그립기도 했고, 사랑이니 꿈이니 같은 이야기를 하던 데비의 순진하고 낭만적인 생각에 동요되던 나 자신이 짜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도 결국 자기 기술이 있고 직장을 잡을 능력이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닐 수 있는 여유였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데비가 블로그에 추천하는 영화들과 그 애의 따뜻하고 섬세한 평가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pp.48-49)

  <손 편지>에서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의 전 점장에게 편지를 쓴다.
   당신의 그 상냥함이, 저를 향한 친절함이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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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어머니가 소장하시던 문학 전집의 영향으로 추측됩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퍽 좋아했습니다. 엄청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진 않지만 여러 사람과 문학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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