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 말한 ‘꼼수’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정환
이정환 인증된 계정 · 슬로우뉴스 기자.
2024/05/13

[슬로우리포트] ‘앨범깡’과 ‘팬사컷’, ‘K-팝 쓰레기’ 만드는 음반 밀어내기… 성장 동력이었지만 근본적인 한계. 

민희진과 방시혁의 어도어 경영권 분쟁에서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단순히 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내부 갈등을 넘어 K-컬처 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사건이다.
민희진 사건은 워낙 정보의 비대칭이 심하다. 아는 사람은 잘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 그래서 이 글은 역순으로 작성했다. 중요한 쟁점을 먼저 다루고 전체 사건의 개요와 전망은 뒤에서 다룬다.


“음반 시장이 잘못됐다.”

  • 민희진(어도어 대표)이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많은 사람이 이 대목에서 민희진의 진정성을 읽었다.
  • “우리 멤버들이 기죽을까 봐 갔던 애들이 또 가고 또 가고 앨범 또 사고 또 사고. 이게 도대체 뭐야. 저는 지금 음반 시장 너무 다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거 고치기 위해서 뉴진스를 사실 시작해 본 거예요. 이런 꼼수 부리지 않고 뭐 안 해도 잘 될 수 있다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음반? 한국에서만 잘 팔린다.

  • 다음 그림은 한국과 미국의 CD 판매량을 나타낸 그래프다. 미국보다 한국에서 CD가 더 많이 팔린다.
  • 10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에서는 CD 판매가 1억7380만 장에서 지난해 3700만 장으로 줄었다. 한국은? 830만 장에서 1억1580만 장으로 오히려 늘었다.
  • 아래 그림은 글로벌 음악 산업 매출을 나타낸 것이다. 세계적으로 음반은 줄고 음원(스트리밍) 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2년 CD 판매가 늘어난 것도 한국 시장의 성장이 반영된 결과다.

불편한 진실: 듣지도 않을 음반을 팔고 산다.

  •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음반과 음원 매출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슬로우뉴스가 시장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취합해 봤다.
  • 하이브는 최근 투자자 대상 IR(투자자 홍보)에서 지난해 전체 앨범(음반+음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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