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나들이.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06/17
삼 개월 만에 친정으로 향했다. 친정 근처만 가도 아련해지는 정겨운 느낌이 기분 좋아진다. 어떤 장소를 떠올릴 때 머릿속으로 퍼지는 그 느낌은 내가 어릴 적 오래 살았던 곳이 아닌 성인이 된 후 살았던 지금의 친정집이 가장 가고 싶으면서 서글퍼지는 곳이다. 
구부정한 엄마를 보니 눈물 나게 반가웠다. 살려고 애쓰는 모습이 반갑고 주름진 얼굴로 활짝 웃는 모습이 반가웠다. 엄마의 세월이 얼굴로 고스란히 묻어 나와 가슴이 찡했다. 엄마는 이제 꼼짝없이 집에서만 맴돌아야 하는 시간만 남았다.
우린 살면서 ~때문에 라는 말을 종종 한다. 누구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어. 무엇 때문에 내가 이 꼴이 됐어....라고....
그렇게 말하면 내 잘못이 조금 덜어지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지금까지 수없이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말했던 '~때문에.. ', '~했더라면..'  이런 말들... 엄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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