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2
돌이킬 수 없었다
/허수경
언젠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치욕스럽다, 할 것까지는 아니었으나
쉽게 잊힐 일도 아니었다
흐느끼면서
혼자 떠나버린 나의 가방은
돌아오지 않았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었는데
머리칼은 젖어서
감기가 든 영혼은 자주 콜록거렸다
누런 아기를 손마디에 달고 흔들거리던 은행나무가 물었다, 나, 때문인가요?
첼로의 아픈 손가락을 쓸어주던 바람이 물었다, 나, 때문인가요?
무대 뒤편에서 조용히 의상을 갈아입던 중년 가수가 물었다, 나, 때문인가요?
누구 때문도 아니었다
말 못 할 일이었으므로
고개를 흔들며 그들을 보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터미널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 가방을 기다렸다
술냄새가 나는 오래된 날씨를 누군가
매일매일 택배로 보내왔다
마침내 터미널에서
불가능과 비슷한 온도를 가진
우동 국물을 넘겼다
가방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예감 때문이었다
그 예감은 참, 무참히 돌이킬 수 없었다
*******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삶은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어...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재재나무 님,, 벌써 크리스마스 오후네요.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재재나무님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남은 오후 잘 지내시길요.. 메리 크리스마스!!
인간의 약함을 인정하고 연단의 시간을 인내하며 그 발효가 승리의 날에 이르기를 기원 합니다.🙏
재재나무님 왠지 뭉클해집니다. 그녀의 마음을 그녀가 쓴 시 를 이렇게 내장속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면 더이상 외롭지않을것같습니다. 재재나무님의 글 감사합니다!
재재나무님 왠지 뭉클해집니다. 그녀의 마음을 그녀가 쓴 시 를 이렇게 내장속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면 더이상 외롭지않을것같습니다. 재재나무님의 글 감사합니다!
@재재나무 님,, 벌써 크리스마스 오후네요.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재재나무님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남은 오후 잘 지내시길요.. 메리 크리스마스!!
인간의 약함을 인정하고 연단의 시간을 인내하며 그 발효가 승리의 날에 이르기를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