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깨졌을까?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11/15
이(齒)가 깨졌다. 깨진 이는 어디 있지? 헉, 내가 먹었을지 모르겠다! 


아삭아삭 단감이 정말 맛이 좋았다. 엄마는 홍시보다 단감을 더 좋아했는데 단감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나는 내가 굳이 챙겨서 사 먹어본 일이 거의 없다. 다만 철이 되면 엄마한테 보내줄 양으로 택배를 부치거나 직접 사들고 가긴 했다. 단감을 먹고 있자니 노인네가 이도 시원찮았을 텐데, 홍시면 몰라도 굳이 딱딱한 단감을 좋아했을까싶다. 
   

집에 들어온 단감에 식구들이 시큰둥하니 거의 내 차지다. 아침나절에 남편과 아들이 나가고 혼자 단감을 먹는데 혀가 자꾸 이 끝으로 간다. 꺼끌꺼끌하다. 어, 왜 그러지. 뭐가 붙었나?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에도 내 혀끝은 앞쪽 아랫니 안쪽을 계속 훑었다. 구강거울로 보니 이 한 부분이 깨졌다. 깨진 이는 부스러져서 단감을 씹고 넘길 때 같이 목구멍으로 넘어간 것 같다. 


이 깨진 며칠 동안 신경이 온통 그리로 쏠렸다. 치과에 가봐야지 하면서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다니던 치과는 한 달 전에 폐업을 해서 다른 치과를 찾는 중에 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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