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벌이 교수'라며 한탄하며 끝나서는 안 될 이유 : 어느 지방대 문과 교수의 생각

양승훈
양승훈 인증된 계정 ·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2023/01/11
나는 지방사립대의 인문사회대학 사회학과 교수다. 내가 강의하는 학교는 "지방대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 할 때 그 벚꽃을 가장 빨리 맞이하는 지역 중 하나인 부산・울산・경남을 뜻하는 동남권, 마산(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해 있다. 달리 말해 지역과 전공을 모두 고려하건데 지방대들의 위기가 오면 가장 크게 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얼룩소의 코너를 통해 당분간 나는 지방대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느낀 바와, 지역의 노동시장을 보면서 느낀 바들을 두 세 편에 걸쳐 써보려 한다. 일단 오늘은 하나의 '비평'으로 시작해 보려 한다.

얼마전 한 퇴직한 교수의 페이스북 이 회자가 되었다. 제목은 <2023 입시전략>이었다. 원 글의 항목은 15가지이지만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래의 7가지와 같다.

먼저 지방사립대 교수들은 입시철이 되면 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들을 찾아다니면서 학교와 전공을 소개한다. 둘째 고등학교의 교사들은 입시철에 찾아오는 지방사립대 교수들을 '잡상인', '앵벌이교수' 취급하고 식사 대접 받는 것을 당연시한다. 셋째 학생들은 학과의 면학분위기와 '큰배움'의 중요성, 그리고 전공에 대해 '진심'을 다해 설명하는 지방사립대 교수들을 비웃거나 멀뚱거리며 쳐다본다. 전공 설명회의 사정은 대학생이 되어 '자유전공학부'를 소개할 때도 달라지지 않는다. 외려 "이 양반이 미쳤나"하는 눈치다. 넷째 그래 봐야 고등학생들은 안 온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정시합격자 발표 이후 정시합격자 독려 전화를 걸지만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다섯째, 입학생 ...
양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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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제조업, 지방을 키워드로 연구합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오월의봄, 2019)를 썼고 한국사회학회 학술상과 한국출판문화상 교양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최근에는 조선산업, 디지털전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양승훈의 공론공작소> 칼럼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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