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를 들어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1/02
지난번 함박눈이 펄펄 내리던 날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조금 하고 어느 가게 앞 바닥에 너의 이름을 손끝으로 적어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지 아직도 이 나이가 되도록 사람 이름을 쓰고 웃고 있구나
그런데 아주 폭신한 눈송이에 쓴 글자가 눈에 가려져서 흐릿해진거야
그렇다고 다시 쓰거나 쓴 글자 위에 또 쓸 수는 없잖아 그래서 그냥 아쉬움으로 돌아왔는데 아침 먹고 나와서 어슬렁 거리다 아까 아침에 쓴 글자가 아니 그 이름이 너무나 선명해져 있는 거야 눈은 쌓이고 글자를 덮었다가 눈이 그치고 기온이 오르니까 눈은 녹아내리며 글씨들은 바닥을 드러내며 이름이 진해져 있었어

지금 하는 일들은 모두 내리는 눈 위에 글씨를 쓰고 이름을 쓰는 일처럼 금방 흩어지고 내리는 눈에 덮여 아쉬울 수도 있을 거야 조금만 기다려봐
눈이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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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겨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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