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시골에서 친조부께서 오시면, 부엌에서 상을 차리던 어머니는 전전긍긍하셨습니다. 친조부께서 ‘아지노모도’라는 조미료가 든 음식은 입에 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지노모도라는 게 넣기만 하면 국물을 진하게 하고, 감칠맛나게 하여 애용하던 어머니는 김치며, 찌개며 모든 반찬들을 새로 만들어야 했지요. 이미 그 맛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 조부와 함께 느닷없이 등장한 새로운 맛에 당황했습니다. 그것은 씁쓸하고 무언가 빠진 듯한 맛이었지요. 조부는 씁쓸한 맛이 나는 김치며, 된장찌개를 입맛을 다셔가며 맛있게 드셨습니다.
“서울에선 음식마다 아지노모도를 넣는다는데, 들척지근하여 어찌 그걸 먹는단 말이냐. 음식은 이래야 하는 법이지.” 조부의 말로는 그 ‘아지노모도’라는 게 뱀가루라고 했습니다.(사실무근) 분명히 포장에는 ‘미원’이라고 써 있는데, 왜 그걸 ‘아지노모도’라고 말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지요.
도쿄 제국대학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는 다시마를 이용해 조미료를 만들었다 합니다. 1908년 글루탐산 나트륨의 제조에 관한 특허를 얻어 스즈키 제약소와 손을 잡고 내어놓은 인공조미료가 ‘아지노모도'(味の素)’라 합니다.
도쿄 제국대학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는 다시마를 이용해 조미료를 만들었다 합니다. 1908년 글루탐산 나트륨의 제조에 관한 특허를 얻어 스즈키 제약소와 손을 잡고 내어놓은 인공조미료가 ‘아지노모도'(味の素)’라 합니다.
1909년 5월 20일, 이 새로운 조미료를 팔기 시작한 스즈키 제약소는 1946년에는 아예 아지노모토 주식회사(味の素株式会社)로 회사 이름을 바꿀 정도로 아지노모토는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답니다. 일제를 따라 조선에도 진출한 아지노모도는 조선의 무용가 최승희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왕실부터 여염집 밥상까지 새로운 맛을 과시합니다.
이 신기한 맛의 마술사라 할 조미료는 겉보기에 설탕을 닮았지요. 흰색의 결정체는 어떤 음식이든 달착지근하게 맛을 내는 재주를 지녀서 설탕과 사촌 격이라 할만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