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숨어 있는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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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숨어 있는 뒷이야기

내가 부산국제영화제를 기획하며 느낀 것

[에디터 노트]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매년 수백 편의 영화를 보고 심사한 다음 영화제에 초대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직업이다. 세계 각국의 작품을 보며 다양한 성향의 작가들과 교류하는 그들은 무엇을 겪고 느꼈을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을 담당한 두 프로그래머가 알려준다.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그 겨울>의 한 장면. 출처: 부산국제영화제

그 겨울은, 언젠가 끝날까요? - 박선영

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중화권,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도 중국과 인도에서 수많은 독립 영화가 제작됐고, 두 나라에서 각각 100편이 넘는 영화가 부산에 출품됐다. 대만과 홍콩은 물론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도 많은 독립 영화가 제작됐고, 그중 상당수가 부산에 출품됐다. 내가 올해 본 영화가 500편에 가깝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이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영화라는 게 본디 그렇겠지만 특히 아시아의 독립 영화를 보다 보면, 그 영화가 만들어진 지역 혹은 사회의 역사와 정치가 궁금해진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관객상’을 받은 <그 겨울>을 예로 들어보자. 영화는 남편을 기다리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군인에게 끌려간 남편의 생사를 알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 남편이 짜던 카펫을 마저 짜면서 그를 기다린다. 그러자 그 여성을 마음에 둔 다른 남성이 조심스럽게 마음을 표현하며 다가오고, 나중에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살아 돌아오며 세 사람은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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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동남아시아, 아시아단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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