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외교, 그 기괴함에 대하여

이승원
이승원 인증된 계정 · 글과 술을 같은 비율로 좋아하는 사람
2023/04/30
'모방 외교'의 기괴함
'외교' 외면, 전쟁 쫓는 기괴함
'보고도 못 보는' 기괴함

"100년 전 역사“ 발언 속보 한 줄을 핸드폰에서 힐끗 보고 걸어가며 생각했다. '일본에서 또 어떤 인간이 사고를 쳤나. 이번엔 누구? 관방장관인가?' 
'주어'를 확인한 건 몇 시간이 지난 뒤 집에 도착해서다. 기사를 읽었고, 믿기 어려워 여러 번 읽었다. 그렇다. 4월 2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 - “100년 전 역사 때문에 그들(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 얘기다. 

나도 속고, 국민의힘도 속았는지 '주어' 운운하자 인터뷰한 기자는 해당 내용을 공개하며 확인 사살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이명박 정부 '전략적 동맹 관계'의 아류쯤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내린 결론은 다르다. 국제질서와 역사에 대한 몰이해, 왜곡된 사대주의, 무지와 그 무지마저 눈가리게 하는 오만함이 만들어낸 기괴함일 뿐이다. 
철학과 정책, 전략 따위의 '정상적인' 언어들로 윤석열의 외교를 해석할 수 없다. 그가 뱉어내는 언어가 분명 한국어임에도, 한치의 해석도 허락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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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정책 베껴쓰기의 기괴함

= 대체 무슨 일이=  2022년 11월 대통령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처음 공개한다. 그는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핵심 가치가 존중돼야 하며 힘에 의한 현상변경은 용인돼서는 안 된다”,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의 군사화” 반대 등을 언급했다. 

'또' 오해했다. 주어가 바이든 정부인 줄 알았다. 
어디서 많이 보던 문장들 아닌가?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중국해에서의 모든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인 해양 권리에 관한 주장, 매립지의 군사화 및 위압적인 활동에 대한 강한 반대"를 언급해왔다.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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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플랜 』 저자, 기자,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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