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아서 좋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19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저녁만 있는  날씨다. 어두운 하늘에서 비가 부슬부슬 계속 내린다. 이런 날은 뜨뜻한 온돌 아랫목에서 뒹굴어야 하는데 방바닥 아닌 침대 전기요 위에서 뒹군다.
어스름을 가르고 전화벨이 울린다. 큰딸이다.

"엄마 뭐해요?"
목소리가 날아갈듯 밝다.
"가만히 있지 뭐" 
웬일로 전화를 다했냐.  물어 보기도 전에 불쑥 말한다.
"나 금요일에 사고났어"
"??"
목소리가 하도 밝고 하이톤이라 순간 잘못 들었나 했다. 무슨 기쁜 소식인가 착각할 뻔 했다.
"자동차 사고? 우짜다가..."
우선 목소리로 봐서 심각하진 않구나 마음을 놓았다.
"도로로 진입하려는데 하필 차들이 계속 와서 거기만 신경 쓰며 나가다 앞 차를 살짝 부딪혔지. 하필 BMW를. 히히히..."

참 해맑아서 좋다. 벌써 3일이나 지나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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