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요가를 다 한다
2024/08/02
어느 날 갑자기였다. 과하게 먹은 저녁밥에 몸은 무겁고 종일 재밌는 일도 없어 심통이 난 날이었다. 언짢아. 이대로 하루를 끝낼 수 없어.
구석에 말려있던 매트를 깔고 절친한 요가인이 진작에 보내줬던 영상을 틀었다. 두 발을 모으고 가슴을 열고 허리를 곧추세웠다. 머리 위로 두 팔을 뻗었다가, 무릎을 편 채 허리 숙여 몸을 반으로 접고, 두 손으로 매트를 짚은 다음 다리를 뒤쪽으로 멀리 둔 채 사지를 곧게 펴 몸을 시옷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 다음엔 이렇게 또 저렇게.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늘리고 수축하길 반복하며 영상을 따라하다보니 땀이 줄줄 흘렀다. 몸 속 묵은 노폐물이 전부 쏟아져 나오는 기분! 허리를 숙이는 순간 땀 한 방울이 그림처럼 뚝, 떨어졌다. 이 무슨 청춘 스포츠 드라마 같은 상황?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자랑스럽게 내려다보며 모처럼 얻은 쾌를 만끽했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