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독점' 라이언의 불가능한 도전

남궁민
남궁민 인증된 계정 · 판교와 여의도 사이
2022/12/27
이제는 뉴스에서 없으면 섭섭한 카카오가 큰 사고를 쳤습니다. 이 사고는 카카오가 쌓아온 업보에 더해 전 국민의 일상을 흔들었습니다. 그 결과 카카오 같은 IT 플랫폼에 국가 통신망 관리에 준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 통과됐고, 앞서 김현성 님의 글을 계기로 얼룩소에서도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 플랫폼의 노예가 되었는가 (김현성, 2022/12/22)
'카카오 독점'에 대한 반론: 착해서 봐줍니다 (남궁민, 2022/12/24)
카카오는 공짜가 아니다. 착한 독점 같은 것은 없다 (박 스테파노, 2022/12/24)

생활 인프라 독점 문제와 여기에 젖어든 문제를 지적하셨고, 여기에 저는 반론을, 다시 재반박이 이어졌습니다. 또 다시 반박하는 것보다 플랫폼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과 논리를 정리하는 게 나을 듯해 새로 글을 씁니다.

이 주장의 핵심은 '플랫폼의 독점'을 그 자체로 해악으로 보는 데 대한 반론입니다. 조금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타다가 무슨 혁신이냐?' 하던 때의 논쟁에도 닿아있다고 생각합니다.



#1. 플랫폼의 독점은 필연적이다

IT 플랫폼의 독점(최소한 과점)은 필연적입니다. 플랫폼은 소비자-생산자를 모두 고객으로 하는 양면시장입니다. 직접 뭔가를 만들어 파는 게 아닌 두 주체를 이어주는 게 업이죠. 그렇기에 생산자가 몰리면 소비자도 많아지고, 이런 네트워크 효과가 매우 강력해 1, 2등 외에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수차례 입증된 모델이기에 수많은 스타트업이 J커브에 집착합니다.

플랫폼이 독점이 되는 건 해당 기업이 시장 지배의 음모를 꾸미는 악의에서 나온 게 아니라 그게 더 효율적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국내에서 카카오톡 뿐 아니라 라인, 텔레그램에 이제는 사라진 마이피플 같은 앱까지 존속해 고만고만한 점유율을 유지했다면 어떨까요. 이런 불편을 '제발 넷플릭스로 통합해라'라고 푸념하는 OTT시장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플랫폼, 그것도 카카오톡을 콕 집어 "공짜"이기 때문에 독점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제시된 근거는 찾아보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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