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스스로 플랫폼의 노예가 되었는가

김현성
김현성 인증된 계정 · 포동포동 고양이 힝고
2022/12/22
2022년 하반기에 있었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의 전반적인 중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0월 15일 SK C&C의 판교 디지털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말간 카카오의 거의 모든 서비스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느닷없이 우리 사회를 덮친 이 디지털 재난의 물리적 요인이었던 데이터센터 화재에서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 않은 것이야말로 가장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과는 별개로 당시 서비스의 공급 주체였던 카카오에게는 온갖 비난이 쏟아졌고, 그 다음주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리자 카카오의 주가는 -6% 가량 하락하고 말았다.
당시 카카오톡 측의 긴급 입장 표명. 이미지 출처 카카오팀 트위터 @kakaoteam
이 사건과 관련하여, 카카오라는 기업이 현재까지 보였던 일련의 행태(스타트업 쇼핑이나 김범수 의장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이야기들, 자회사들의 줄이은 상장으로 인한 모기업 주식 가치의 희석 등)에 대한 비판이나, 당시 서비스가 갑자기 거의 대부분 두절되어 버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사건 이후 약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충분히 양질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이야기를 좀 해 보고 싶다. 이것은 카카오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누군가에 대한 비판도 아닌, 바로 '우리' 에 관한 이야기이다.

#1. 우리는 '생활 인프라 독점'에 너무 관대했던 것은 아닌가?

앞서 언급했듯 카카오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스마트폰이 주축이 된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제공했다. 유료 SMS 가 당연했던 시기 무료 메신저라는 플랫폼을 제공했고, 그 이후 플랫폼에 모빌리티와 커머스와 금융, 메일을 모두 통합하여 앱 하나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판을 짠 것은 엄연히 카카오의 공이 맞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시나브로 우리의 생활 인프라를 조금씩 독점해...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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