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1
청평 댐을 지난 강물은 조종천에서 흘러온 물들과 섞이며 폭을 넓혀 흘렀다. 원대성리라 불리는 그곳은 소나무가 들어선 산자락을 뒤로 두고, 강물이 우묵하게 들어와 낚싯대를 펼만했다. 곡우 무렵이면 낚싯배로 누치를 잘 건지는 곳인데, 모래무지나 돌고기들이 마릿수로 낚였다.
낮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모터보트들이 물살을 일으켜 낚시를 할 수 없었지만, 밤이면 호젓이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강가에 혼자 앉아 밤낚시를 하는데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이었다. 강 건너로 뵈는 마을의 불들이 까무룩 꺼지고, 사방이 깊은 어둠에 잠겨들었다. 이따금 잉어들이 뛰어오르는 소리만 들려올 뿐 두 눈을 가린 듯 아무것도 뵈지 않았다. 숨 막히는 어둠이 깊어져가는데, 강 건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