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출판과 웹소설 (7) - 새로운 시대와 부적응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3/30
17. 제3차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과 디지털 출판의 변화
   
2012년 9월에 제3차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2012~2016)이 발표되었다. 이 해 7월에 출판산업 전체를 총괄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설립되었다. 또한 인쇄산업도 이 해부터 갈라져서 독자적인 진흥계획이 수립되었다. 

출판정책을 지휘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수립되었으나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출판계의 큰 반발을 샀다. 결국 임명은 강행되었으나 전문성이 없는 원장의 부임과 출판계의 외면으로 인해 출판 정책은 크게 표류하게 되고 말았다.

지난 5개년 계획 동안 전자책 정책 쪽으로는 저작권법 개정이 이루어져 전송권의 개념이 들어왔다. 전자책은 무형물이기 때문에 유형물의 배포권으로는 권리를 지킬 수 없다. 이에 전송권 개념이 신설되었다. 

기존의 출판 계약서에는 전송권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다소 혼란도 있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서비스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전자책 서비스 업체였던 북토피아가 망한 뒤에 저작권을 정리하던 웅진 측이 경악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웅진은 북토피아의 데이터를 모두 인수하기는 했지만 그 데이터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웅진은 사실상 불법 타이핑 된 데이터를 산 셈이었다. 즉 입력비를 지불하고 데이터를 확보한 셈으로, 이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개별 저작권자와 따로 계약을 체결하여야 했다. 

2019년에 웅진은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문어 말뭉치 원문 자료 수집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때 이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세월이 많이 지나면서 이 데이터가 저작권 해결이 되지 않은 데이터라는 것을 인지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웅진 측 설명이었다. 결국 국립국어원의 말뭉치 사업도 큰 피해를 입었고, 웅진은 출판사와 다시 계약을 맺어서 일부 데이터 사용을 허락받아야 했다. 이것은 저작권과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개념이 얼마나 없는지 보여주는 한가지 사례라 할 것이다.
2023년 12월 ...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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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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