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시대는 갔다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4/01/26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계+인> 2부 스틸컷
극장가에 기이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충무로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한다. 하지만 예상 외의 썰렁한 반응. 무안함은 반복된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의외의 선전으로 관객수를 쓸어간 <서울의 봄>을 제외하고 목표치를 상회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 기대를 등에 업고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도, 순제작비만 400억 원 이상이 들었다는 <외계+인>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소위 '천만 영화'가 되었어야 할 대작들이 자꾸만 침몰한다. 기대와 결과가 어긋난다. 관객수 예상은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하고, 실제 관객수는 '현재'를 반영한다. 그러니 기대와 결과가 어긋나는 것은, 극장가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 간극이 생겼음을 알려준다. 그 틈새를 나는 오래 지켜보았다. 그렇게 정리된 생각을 말하자면 이렇다. 천만 영화의 시대는 갔다. 


먼저 이것부터 말해보자. 천만 영화란 도대체 무엇인가. 단순하게는 관객수가 천만 이상인 작품을 말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한국의 천만 영화들은 그 이상의 특징을 공유하므로. 특징은 이렇다. 극적인 서사 구조를 가진다(<광해, 왕이 된 남자>). 신파가 약간 혹은 잔뜩 가미됐다(<7번방의 선물>, <신과함께> 시리즈). 액션이 많거나(<범죄도시> 시리즈, <해운대>), 역사물로서(<명량>, <암살>) 볼거리가 풍부하다(<부산행>). 캐스팅이 호화로워 걸출한 배우들이 하나 이상 등장한다(<베테랑>, <도둑들>). 


천만 영화는 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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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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