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3/11
인종적 젠더적 혐오를 부추기는 극우세력이 성장하고 권력을 잡는 현상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문재인 5년 이후 윤석열이 등장한 것은 여러모로 오바마 8년 이후에 트럼프가 당선된 것과 비슷하다. 
   
2016년에 트럼프가 당선된 날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여성들이 서로 부둥켜 앉고 울었다거나, 저녁에 마트에 갔더니 울면서 술을 고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소식을 보고 가슴 아팠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그 심정이 너무 생생하게 다가온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치검찰-족벌언론들의 사냥감이 돼서 지독한 몰이를 당하던 사람들의 심정이다. 나를 괴롭히던 집단이 최고권력을 잡는 것을 목격할 때의 심정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구와 함께 슬퍼해야 할 것인지는 분명하다. 
   
윤석열(과 이준석)의 승리에 대해서 위협과 공포를 느끼는 여성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심정이 지금 우리의 심정이다. 이제 여성가족부로 상징되는 성평등 사업과 정책, 예산, 인력들은 모두 공격에 직면할 것이다. 중국인이나 재중동포에 대한 배척과 혐오는 더 심해질 것이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에 대한 편견과 낙인도 더 강화될 것이고, 특히 작고 힘없는 노조나 단체일수록 더 힘들어질 것이다. 어디서든 차별과 혐오와 폭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더 자신감을 얻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윤석열과 반대 편에 있던 정치인 등은 지금, 검찰청 캐비넷 깊숙한 곳의 어떤 자료가 어떤 식으로 족벌언론의 지면으로 터져나올지 떨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당선 이후에 이정희 구속과 통합진보당 해산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듯이, 벌써부터 <뉴스타파>, 임은정, 서지현 검사 등 윤석열 블랙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대장동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는 자신들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저들은 이재명을 구속하려 할 것이다. 
   
‘2016년 촛불’이 만든 변화가 모두 무너지는 것 같은 지금, 이야기는 결국 5년 전 촛불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촛불은 위대한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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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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