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를 들어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5/20
붓꽃은 떨어지고 그 시든 꽃잎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다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아침의 나였다면 출근하는 길가에서 피어난 나팔꽃을 보았습니다. 붓꽃보다 분홍에 가까운 꽃이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나팔꽃은 쉽게 잊을 줄 알았습니다.
   
오래전 보았던 단편 영화를 보고 나서 선풍기를 끄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금요일 밤이었고 취한 사람들 사이를 걷다가 아침에 출근하던 길을 거슬러 걷습니다.
건너편 길가의 나팔꽃이 떠올랐습니다. 파란 불을 기다리는 동안 건너편에 있는 순하게 생긴 골든레트리버 개 한 마리를 끌고 가는 여자와 이제야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며 핸드폰을 귀에 대고 한 손엔 OO 족발이라고 커다랗게 인쇄된 불룩한 봉투를 들고 곧 들어가느냐고 신이 난 사내를 지나 나팔꽃에게 찾아갑니다.
   
혹시 온전히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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