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이 가장 무료할 때 지구 한 바퀴

전다연
전다연 · 나는 무엇이 될까?
2024/03/13

‘너 국제 납치당하는 거 아니야?’


내가 일면식도 없는, 어느 한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말만 듣고 세계일주를 떠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들이 대체로 다 저랬다. 축하나 격려보다는 걱정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 여행도 최소 한 달 전에 계획하는 사람이 뭐에 홀렸는지 이 모든 결정과 준비, 그리고 실행까지 단 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장장 105일에 걸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크루즈가 당장 2주 뒤에 출항인데 고민 3일째에 거길 가겠다고 부랴부랴 출국을 준비했다.


이 모든 게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1) 다행히 비자가 많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 2) 아직 기약 없는 백수 신세라는 것, 3) 책임져야 할 가정이 없고 계획도 없는 싱글이라는 것, 그리고 4) 이 세계일주 크루즈를 0원으로 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이유가 주변인들이 꺼림칙하게 느끼는 지점이었다. 맞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 당연한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 ‘0원 탑승’에 조건이 있었다. 바로 크루즈에서 통역가로서 자원봉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크루즈에 대해 알려준 인스타그램 친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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