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나무가 되기 위하여...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4/03
이 일은 꽃나무가 별로 없는 동네에 사는 한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사내의 산책은 늘 편협하고 단순해서 늘어선 벚나무 군락을 보지 못하였거나 개나리가 지천으로 피어난 장소를 모르거나 할지도 모릅니다.
 
사내가 사는 동네엔 새벽부터 번호표를 받기 위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래된 정형외과가 있습니다. 그 벽에 목련 나무를 심은 건 참 잘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해 전 병원 옆으로 같은 층의 건물이 들어서면서 두 그루의 목련 나무는 최소량의 햇살을 받으며 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제 아침 산책 길에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린 목련을 바라다보며 오늘 밤 다시 올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느라 아침엔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밤에 만날 약속하고 아침 약속을 잡을 만큼 중요 한일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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