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선물한 아침시간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31
에엥~~~ 작지만 선명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깊고 달콤한 새벽잠은 그 작고 선명한 소리 하나에 화들짝 달아나고 몸은 용수철처럼 반사적으로 벌떡 튀어오른다.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침대 머리맡에 놓인 에프킬라를 집어 허공에 마구 쏘아댄다.
그 다음엔 천천히 일어나 불을 켜고 침대에 걸터앉아 귀를 기울인다.
에엥~ 하는 소리가 어딘가에서 가냘프게 들리지만 그 소리는 이미 리듬이 헝클어져 불규칙하다는 걸 감지할 수가 있다.  약을 들이마신게 확실하다.
마침내 레이더망에 그 소리의 주인공이 포착 되었다. 약을 마시고 비실거리며 방바닥 가까이에서 힘겹게 비행하고 있는게 발견되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않고 힘껏 손바닥으로 내리친다. 새카맣고 작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그 비행물체는 드디어 장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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