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더 문(The Moon)] 너절한 신파와 얄팍한 국뽕을 SF로 버무린, 볼만한 영화

안치용 인증된 계정 · 작가, 영화평론가, ESG 담당 교수
2023/07/31
한국 영화사에선 새로운 도전이다. 특히 영상이 그렇다. <더 문(The Moon)>은 지구 밖의 공간과 달 표면을 무대로 한 한국판 최고 사양의 SF영화다. 넷플릭스에서 2021년에 공개한 <승리호>가 순수 공상에 가까운 SF영화라면 <더 문>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짐작할 만한 인간사와 인간들에 집중한 영화여서 그런지 SF물임에도 SF라는 생각이 잘 안 들 수 있다.     

본격 SF이지만, SF 냄새가 덜 나는 영화     
더 문
<더 문>은 본격 SF물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SF영화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지는 못할 듯하다. <더 문>이 SF영화라고 말하면, “아 그렇지~” 하고 한 박자 늦게 인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게 내 추측이다. 2003년 <오! 브라더스>를 시작으로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신과함께> 시리즈까지 연달아 성공시키며 누적 관객 4627만 명을 달성한 흥행 감독 김용화의 색깔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김 감독은 이 영화를 “현실에 조금 더 발을 붙이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현실에 조금 더 발을 붙이고 있는 이야기”가 SF와 호응하는 표현일까. “어렸을 때부터 꿈꾸고 동경한 우주와 달”을 소재로 한 영화로 만드는 게 지금 한국 영화의 기술력이라면 도전장을 내도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서 착수했다고도 했다. 그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겠다. 

2022년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발사돼 달 궤도에서 예정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2023년 5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3차 발사까지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우주 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문>은 “현실적으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김용화 감독)라고 볼 수 있다. 관객은 뉴스를 통해 망막에 이미 입력된 누리호 발사 장면을 바탕에 깔고 영화를 보게 되기에 약간은 다큐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영화의 시간 배경이 2029년으로 비교적 가까운 미래라는 점 또한 현실감을 증폭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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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연구소장으로 (사)ESG코리아 철학대표, 청년협동조합지속가능바람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ㆍ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이고,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냈다. 약 40권의 저역서가 있다.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전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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