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럴 때 아니잖아.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6/06
인천 하고도 영종도에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반이 되어 친구의 연을 맺은지 어언 반백년에 가까웠다.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연락도 뜸하지만 마음만은 늘 옛날 그대로고 아무런 흉허물이 없는 오래 된 친구사이다.
집안 사정 속속들이 모르는게 없으니 어떤 얘길해도 긴 설명이 필요없고 말 못하거나 숨길 내용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남편 흉을 아무리 봐도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고 후회나 응어리가 남지도 않는다. 그래서 편하다. 보통은 떠들고 나면 허무하거나 뉘우침이 몰려 오는데 그렇지 않은 유일한 친구다.  속에 있는 말을 한꺼번에 와르르 쏟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다.

친구가 말했다.
- 6월27일에 우리 남편 중국 가거든. 너 그때 혹시 서울 올 일 있으면 우리집에 와 있어라.
- 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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