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가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스며들기를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2/03

마당 한쪽에 쌓인 눈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봄이 되기 전까지 녹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이름 모를 새는 몇 번을 푸드득 거리며 날아와 눈이 덮인 건초 더미에서 무언가를 쪼고 있다. 겨울 산은 먹을 것이 부족하니 이곳엔 무엇이라도 있을까 하여 분주하게 찾는 모습은 겨울이 유난히 더 추운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마음까지 춥고 서글퍼지는 계절이다.

나무들은 땅속 깊이 뿌리를 박고 모진 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식물들도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모든 성장을 멈추고 납작 엎드려 봄을 기다린다. 아무리 월동을 하는 식물이라도 춥고 견디기 힘든 것은 매한가지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마당에 몇 안 되는 나무에 짚 옷을 입히고, 지상에 닿는 줄기들을 모두 짧게 잘라 코코넛 바크를 뿌려뒀다. 눈이 오기 전엔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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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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