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공부하기 15: 여리실견분 제5 (3)여래를 바로 보려면?
2023/06/25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보시를 행하면 그 복덕이 무량하다는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모습을 우러러 보던 대중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부처님은 32상相 80종호種好의 원만 구족한 상호相好를 가지셨는데 보시를 행한 복덕이 바로 저런 32상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일으킬 수 있다. 부처님이 지니신 32상은 그 하나하나가 수많은 덕을 오랜 동안 쌓은 결과로 얻게 되는 것이라는 점을 당시의 청중들은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 상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행하라 하셨는데 그러나 부처님 상에 대해서는 의지하고 머물러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절에 계신 부처님께 늘 절하고 예배하며 의지 처로 삼고 있다. 하물며 생전의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는 대중들로서는 그러한 생각을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부처님 상에 의지해서 여래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까?
우선 부처님이 갖추신 특별한 몸의 모습이란 무엇인가. 당시 인도 사람들은 이상적 인간상인 부처님의 특징을 32상 80종호로 구체화시켰다. 여기서 이러한 특징을 다 열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절에 계신 부처님 상을 떠올리면 부처님의 상호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마에 백호가 있고 머리 윗부분에 육계肉髻가 있으며 얼굴의 각 부분과 몸 전체가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귀가 큼직하고 눈이 단정하고 양미간의 넓이가 적당하고 코가 적당히 오뚝하며 입모양이 아름답다. 머리 뒷부분에 둥근 원 즉 광배를 그린 것은 부처님의 신상에서 나오는 광채를 표시한다.
부처님의 이러한 상호는 오랜 동안 마음을 닦은 결과로서의 모습이다. 예를 들어 남의 말을 잘 듣고 거슬리지 않았으니 원만하고 큼직한 귀를 가지시게 되었을 것이요 항상 남의 잘못을 보기 전에 자기의 마음을 살피셨으니 눈이 내부를 응시하는 듯 아래쪽을 조용...
대학에서 국제 정치학과 정치 철학, 그리고 남북한 관계와 중국 문제를 연구하고 강의하였으며 대학 총장을 역임하였다. 금강경 연구, 원효와 백성욱 박사에 관한 논문을 쓴 불교 연구자이다. 본명은 정천구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