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어
2024/09/06
고해준..
여기가 너희 집 같냐?
해준아. 인사해. 미영이야.
딱 하루만 혼자..
밖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수다도 떨고,
맛있는 것도 사 먹었으면..
영화도 보고.. 책도 읽었으면..
이번만 참아야지
이번만 넘겨야지
하고 산 게
벌써 20년이네..
애한테 다 컸다고 하지 마.
그게 좋은 말인 줄 알아?
어른들 마음 편하자고 하는 소리지, 무책임하게!
자기 때리는 놈 얼굴
매일 보고 사는 사람
매일 보고 사는 사람
마음을 알기나 해?
몇 년만 기다려봐.
마리도, 부모 형제랑 연 끊는 게 자기 인생에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바로 이해하게 될걸?
가족, 그게 뭐라고.
앞으로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죄책감 가지지 마.
그건 다른 사람들 몫이지.
깨고 나면 엄마가 없을까 봐 무서워..
힘들 때마다
어린 딸에게 모든 걸 얘기하시는 분이셨어.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다른 가족이 속을 얼마나 썩이는지..
집에 돈이 얼마나 부족한지..
감추는 거 없이 하나하나 다 얘기하셨지..
너는 남이 불행해 보이면
꼭 웃음 참는 거 같아.
뭐든지 제 값 주지 않으면
오늘 같은 일을 또 치르거나
더 큰 걸 내줘야 하는 거야..
자기 좋을 대로 사람 오해해 놓고
멋대로 내적친밀감 느끼고,
멋대로 믿어놓고는 X발..
평범하고 행복한 사람들이 불편해요..
밥은 잘 먹고 다녀?
모든 관계가 노력이더라고.
원래 뭐든지 인정하기까지가 제일 힘든 거야.
저 새X들은 어려서 그런 게 아니야ㅋㅋ
그냥 인간 자체가 그런 거야~
저런 새X들은 사람하나 X신 만드는 것도 장난이고,
심지어 죽게 만들어도 낄낄대고 다녀.
쌤은 네가 안 바뀐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아.
세상엔 굳이 안 갚아도 되는 것도 있어.
나쁜 일이 생길까 봐 그러는 건지,
나쁜 일이 생겼으면 싶은 건지,
엄마가 겁냈건 게.. 귀신이 아니었어...
나도 가끔 나 죽여버리고 싶어...
난 항상..
내가 죽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거든.
저 둘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결핍의 줄을 세운다. 전엔 죽을 것처럼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냐. 이런 이유로 우선순...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