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12
  Venus Pudica 는 ‘비너스상이 취하고 있는 정숙한 자세를 뜻하는 미술용어.’ 그렇게 ‘한 손으로는 가슴을, 다른 손으로는 음부를 가리는 자세’ 라는데, 그것은 정말 정숙한 자세일까. 퍼뜩 떠오르는 것은 손 그리고 손이 아니라 가려진 것들, 들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욱 크게 들키고 마는 것들, 우리를 끌어들이는 ‘아름다운 틈’은 그래서 부지불식 우리를 하염없이 붙들고 나락으로, 나락으로...

  “어둠을 반으로 가르면 / 그게 내 일곱살 때 음부 모양 / 정확하고 아름다운 반달이 양쪽에 기대어 있고 / 아무도 들어오려 하지 않았지 / 아름다운 틈이었으니까” - <베누스 푸디카> 중

  안녕하세요, 얼굴을 바라보고 인사를 하기에는 너무 더워서 목소리로만,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는 현재 진행형, 기어 나오는 목소리와 끈적하게 엉키는 현재가 길게 그림자로 남는 오후, 발을 동동거리는 어린 것들이 시원하게 햇살 한 컵 들이킨 다음 그림자로 들어가고, 떨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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