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소개 받았습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4/22
봄 밤이 깊어져 헤어 나오지 못할 만큼 깊어져 아침에 닿을 즈음 몸은 먹다 남긴 케이크 조각처럼 식어간다. 
 
추워서 잠이 깬다. 이불을 돌돌 애벌레처럼 말고 있다 날개가 돋아날 자리가 가렵다. 며칠째 어깨 쪽으로 손을 뻗어도 등 쪽으로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는 곳에 가려운 한 지점에 아침이 있다. 그 가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뜨면 가려움이 사라져버린다. 오전 다섯 시 사십 분.
 
이불 속 애벌레가 고치를 벗고 나오자 날개 없는 나비의 초라한 두 다리로 계단을 내려온다. 모란이라고 부르는 고양이가 계단마다 멈춰 서서 내디딘 발등마다 목덜미를 비비고 계단을 내려 설 때부터 궁시렁거림이 시작된다. 
 
산책을 마치기 전 건널목을 앞에 두고 있는 건물 앞에 잠시 앉아 햇살의 웅덩이에 몸을 담가둡니다. 
어떤 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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