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의 창의성은 어디에? 02(재능과 창의성11)
2024/02/27
“아, 그랬어요? 사실 미술학원에서 가르치는 것들은 무척 진부한 기술이죠. 그렇지만 그 기술은 책을 읽기 위해서 글자를 배우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데생은 3차원의 실체를 2차원으로 번역하는 미술 언어 가운데에서도 기초적인 것입니다. 텍스트를 읽고 쓰기 위해 알파벳을 배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다른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은 인류가 미술을 발명했을 때부터 사용해온 학습 방법입니다.
어릴 때 처음 글자를 배우던 때를 떠올려 보세요. 책에 쓰인 대로 되풀이해서 베껴 쓰기를 하지 않았나요? 그 방법은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권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뛰어난 작품을 베껴 쓰면서 글쓰기의 요령을 배우는 겁니다.
지나치게 우직한 방법 같지만 잘만 하면 효과가 있죠. 물론 이때 ‘베껴 쓰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에요. 베껴 쓰면서 작가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하는 것을 매우 깊이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술학원에서 미술언어를 가르치는 방법과 거의 비슷하죠? 생각해 봅시다. 이렇게 하면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지나치게 우직한 방법 같지만 잘만 하면 효과가 있죠. 물론 이때 ‘베껴 쓰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에요. 베껴 쓰면서 작가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하는 것을 매우 깊이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술학원에서 미술언어를 가르치는 방법과 거의 비슷하죠? 생각해 봅시다. 이렇게 하면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그동안 선배들이 이룩한 표현기법의 정수를 배우게 되겠군요.”
“예를 들어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피카소의 어린 시절에 그린 그림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추상화가 아니에요. 열다섯 살 때 그린 '첫 영성체The First Munion'(1896)를 보면 옛날 거장들이 사용했던 구도와 색채, 기법까지 습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페파 아주머니의 초상Portrait of aunt Pepa'(1896)은 루벤스 그림 같고, '푸른 옷을 입은 여인Woman dressed in blue'(1901)...
다음 저작물의 저자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