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02- 미술 같지 않아야 미술이다

badacopy
badacopy · 작가, 강사
2024/02/17
미술 같지 않아야 미술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미술일까? 현대미술로 유명한 것 가운데는 미술 같지 않은 것이 많다. 특히 다다이즘이나 팝아트 작품이 그렇다. 추상미술도 상당히 그렇지만. 

장 아르프(Jean Arp, 1886~1966)의 <무제 : 우연의 법칙에 따라 정렬된 사각형 콜라주>는 다다이즘 초기의 ‘예술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화가가 종이를 찢어 조금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우연히 자리잡은’ 그대로를 붙인 것이다. 

그런 콜라주는 누구나 쉽게, 금방 할 수 있지만 ‘우연히 자리잡힌 것’이기 때문에 똑같을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가 다시 그런 작품을 만든다고 해서 미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술이 미술인 이유는 창의성 때문인데, 같은 방식으로 다시 만든 작품에 ‘창의성’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아르프가 이 콜라주를 만들 때 가장 고심했던 점은 바로 그 새로움과 창의성이었을 것이다.
 
장 아르프, <무제 : 우연의 법칙에 따라 정렬된 사각형 콜라주>, 48.5×34.6cm, 1916~1917년.##
콜라주 기법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주류 미술계’의 흐름에서 어떤 역할과 관련된 것일 뿐이다. 프랑스어 파피에콜레(Papier collé)에서 발전한 콜라주는 회화에 종이를 잘라 붙여 특별한 효과를 내는 기법이다. 아르프는 다다이스트(dadaist)로서 브라크나 피카소의 기법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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