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에 당선되는 극본쓰기 14 : 감정이입 2

이기원
이기원 인증된 계정 · 드라마작가, 소설가, 스토리 컨설턴트
2023/09/14
감정이입에 관한 다양한 레퍼런스


내가 '감정이입'에 관해 지난 시간에 설명하면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신이 가진 작법책 중에서 '감정이입'을 설명한 챕터가 있으면 내놔 봐."

나는 지금 그 말을 한 걸 후회하고 있다. 내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나. 

그 글을 내보내고 불과 3일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작법책을 한 권 샀는데, 거기 챕터 20의 타이틀이 바로 '감정이입'이었던 것이다. 책의 제목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 만드는 법(The Science of Writing Characters)>. 

약간은 스스로에게 쪽팔려하면서, 얼른 '제20장 감정이입'을 펼쳐서 읽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네 번을 읽으니까 그제야 무슨 얘기인지 알아먹겠더라. 많이 위안이 됐다. 내가 쓴 감정이입에 대한 글이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었다(그 책은 내가 다 읽어보고 리뷰하는 시간을 갖겠다). 

그 책에서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시청자는 착한 인물에게 더 감정이입을 잘하고, 인물에게 공감을 해야 감정이입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얘기해 줘서 당신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당신은 한 술 더 떠서, 이렇게까지 알고 있을 것이다.  

감정이입은 인물에게 동질감(공감)으로 호감을 갖는 것으로 시작하고, 그 인물에게 동경심이나 동정심으로 매력을 발견하는 것으로 깊게 하게 되며, 그 인물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스스로 대가를 치를 때 응원을 하게 되면서 완성된다. 

당신이 내게 무한한 존경심을 갖는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에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을 작정이다. 

고백하지만, 이미 고백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과 계열로 공대를 '간신히' 나왔다. 공대를 나온 사람들의 특징 중 하는 공식이나 매뉴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하! 어쩐지...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의 모습이 그려진다. 

나는 우리나라 드라마 작법 교육이 너무 문학적 방법론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문학적 방법론이란 좀 심하게 얘기해서 안 가르쳐 주고 스스로 ...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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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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