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막바지로 치닫는 어느 때에 토머스 톰슨은 같은 신문사에서 일하는 상사에게 위와 같이 말한다. 토머스 톰슨은 소설의 화자이면서 어쩌면 이야기를 채집하고 이야기에 속고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작가 자신과 꽤나 겹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게 《콩고의 판도라》는 모험 소설의 외피를 띠고 있으며 동시에 그것을 화르륵 불태워 벗어버리는 소설이기도 하다.
“콩고에서 어느 누구도 그렇게 기이한 언어는 들은 적이 없었다. 마치 입안에 돌을 가득 넣고 말하는 것 같았다. 무미건조하면서도 담담한, 열정 아닌 열정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딴에는 상대와 소통을 꾀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p.132)
그런가하면 작가는 문화인류학자이기도 한데, 바로 그러한 점이 그의 소설에서 신통하게 작용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하로부터 지상으로 나오는 인간 아닌 존재들을 표현할 때 작가의 묘사 능력은 극대화된다.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