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재능은 조작된다(재능과 창의성 01)
2024/02/17
왜 재능은 발견되지 않고 조작되는가?
재능에 대한 이야기는 강의가 끝나면서 시작되었다.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입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예술가가 되려면 재능이 꼭 필요한가요?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겁니까?”
“강의가 끝났으니 간단하게 대답하겠습니다. 재능은 꼭 필요합니다.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게 아니라 노력은 예술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시간이 괜찮으시면 좀 길게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행히 여유가 조금 있어요.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합시다.”
우리는 자리를 옮겨서 마주 보고 앉았다. 학생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녹음을 시작했다. 이 글은 그 녹음을 풀어서 쓴 것이다.
“타고난 재능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충 생각해도 재능이란 게 있음이 분명해요. 친구들을 떠올려 보세요. 대화하는 모습만 해도 다들 조금씩 다릅니다. 태도나 말투, 기발한 정도, 생각의 속도, 표정, 유머스러움, 진지함 등등. 다르니 다른 만큼 각자 다른 일에 좀더 적당한 소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어요? 그 소질이 확대되면 어떤 특별한 일에 대한 재능이 되겠지요. ”
“선생님께서는 재능이 있어서 작가가 된 건가요?”
“글쎄요. 내 이야기라 간단하게 대답하기는 어렵군요. 나는 어렸을 때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백일장을 나가 보지도 못했죠. 그렇지만 텍스트에는 익숙한 편이었지요. 지금 대답하면서 생각해 보니 좀 묘한 데가 있긴 합니다. 우리 집에는 책뿐만이 아니라 문화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아장아장 걸으면서 혼자서 만화방을 찾아갔고 그때부터 책 세상에 발을 들여놓았으니까요. 뭐 어쨌든 내가 처음으로 ‘글을 잘 쓴다’는 공개적인 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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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