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동안 매일 2천자 이상 쓰게 된 이유 (1)

박철현
박철현 인증된 계정 · 끊임없이 묻는 사람
2023/04/10
지난 주 목요일이던가? 거래처 사람을 만나 일 얘기는 10분만에 끝내고, 이런저런 잡담을 하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물어 왔다.

“근데 요즘엔 왜 책 안 내세요?”

그는 도쿄 아사쿠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중국동포다. 2017년부터 알고 지냈다. 공교롭게도 내가 은거 생활을 끝내고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폼을 떨어져도 클래스는 여전히 살아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접대멘트였는지 몰라도 그는 내 글이 좋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그러면서 내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페이스북에 가입했다고 털어 놓았다.

하긴 일본에선 흔히 있는 일이다. 이른바 ‘신변조사’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백야행>에도 비슷한 부분이 나온다.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 혹은 결혼상대인지 그 주변을 탐정사무소에 의뢰해 사전에 조사한다.
물론 아직도 탐정 사무소는 있다. (박철현)

실제로 일본은 이 소설이 나왔던 2000년대 초만 해도 탐정사무소가 즐비했다. 2001년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우에노 역 근처의 잡거빌딩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슨무슨 기획이나 흥업 간판을 붙여 놓은 사무실들을 보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근데 나중에 알게 된 재일동포 선배가 이런다.

”그런 사무실은 보통 뒷세계(裏社会) 일을 하지. 야쿠자 사무실, 사채업, 지아게야(알박기 전문 부동...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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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칼럼니스트.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어른은 어떻게 돼?>, <이렇게 살아도 돼>,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쓴다는 것>을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본업은 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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